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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고질병 손목터널증후군 원인과 증상 치료법 총정리

현대인의 하루는 손으로 시작해서 손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을 확인하고, 출근해서는 쉴 새 없이 키보드와 마우스를 두드립니다. 퇴근 후 집안일을 하거나 취미 생활을 즐길 때도 우리의 손목은 쉴 틈이 없죠.

혹시 최근 들어 손목이 시큰거리고, 손가락 끝이 찌릿한 느낌을 받은 적 없으신가요? 단순히 '많이 써서 그렇겠지' 하고 파스만 붙이고 넘기셨다면 오늘 이 글을 주목해 주세요. 방치하면 감각 마비까지 올 수 있는 현대인의 고질병, '손목터널증후군(수근관증후군)'에 대해 아주 자세하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1. 손목터널증후군, 정확히 무엇인가요?

 


손목터널증후군의 의학적 명칭은 '수근관증후군(Carpal Tunnel Syndrome)'입니다. 우리 손목 앞쪽 피부 밑에는 뼈와 인대(횡수근인대)로 둘러싸인 작은 터널이 하나 있습니다. 이 터널을 '수근관'이라고 부르는데요.

이 좁은 터널 안으로는 손가락을 구부리는 9개의 힘줄과 손의 감각 및 운동 기능을 담당하는 아주 중요한 신경인 '정중신경'이 지나갑니다.

어떠한 원인으로 인해 이 터널이 좁아지거나 내부 압력이 높아지면, 그 안을 지나가는 정중신경이 짓눌리게 됩니다. 신경이 눌리니 당연히 손바닥과 손가락에 이상 감각이 나타나고 통증이 생기겠죠? 이것이 바로 손목터널증후군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한 해 진료 인원이 17만 명에 육박할 정도로 흔한 질환입니다.

 

 

 2. 손목터널증후군 주요 원인

 

과거에는 가사 노동을 많이 하는 중년 여성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환자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원인은 매우 다양합니다.

① 과도하고 반복적인 손목 사용 (가장 큰 원인)
가장 대표적인 원인입니다. 컴퓨터 키보드와 마우스를 장시간 사용하는 직장인, 스마트폰을 하루 종일 손에서 놓지 않는 학생들, 그리고 무거운 프라이팬을 들거나 걸레를 짜는 동작을 반복하는 주부들에게서 많이 발생합니다. 손목을 꺾은 상태로 오래 있거나 반복적인 진동이 가해지면 인대가 두꺼워져 터널을 압박합니다.

② 신체적, 해부학적 요인
사람마다 생김새가 다르듯, 태어날 때부터 수근관 통로 자체가 좁은 분들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 조금만 무리해도 증상이 나타나기 쉽습니다. 또한, 손목 골절이나 탈구 후유증으로 수근관이 좁아지기도 합니다.

③ 질병 및 호르몬의 영향
이 부분이 꽤 중요한데요, 당뇨병 환자는 신경 손상에 취약해 더 잘 발생하며,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있는 경우에도 발병률이 높습니다.
특히 임산부나 폐경기 여성에게서 흔히 나타나는데, 이는 호르몬 변화로 인해 체내 수분이 저류되면서 조직이 붓고(부종), 이로 인해 수근관이 좁아지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임신성 손목터널증후군은 출산 후 부기가 빠지면 자연스레 호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3. 손목터널증후군 증상 및 자가진단

 

단순한 근육통인지, 신경이 눌린 손목터널증후군인지 구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래 증상들을 체크해 보세요.

[핵심 증상]
1.  엄지, 검지, 중지, 그리고 약지의 절반이 저립니다. (새끼손가락은 저리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새끼손가락은 다른 신경의 지배를 받기 때문이죠.)
2.  야간 통증(Night Pain): 낮보다 밤에 통증이 심해집니다. 자다가 손이 타는 듯한 통증이나 저림 때문에 잠에서 깨기도 하며, 이때 손을 털어주면 일시적으로 증상이 완화됩니다.
3.  감각 저하 및 근력 약화: 병이 진행되면 엄지손가락 쪽 근육(두덩)이 위축되어 납작해집니다. 이로 인해 단추를 잠그거나 젓가락질을 하는 섬세한 동작이 어려워지고, 물건을 잡았다가 힘이 없어 자주 떨어뜨리게 됩니다.

 


[1분 자가진단법 : 팔렌 테스트(Phalen's Test)]
집에서 쉽게 해볼 수 있는 테스트입니다.
1.  양쪽 손등을 서로 맞대고 손목을 90도로 꺾어 가슴 높이로 들어 올립니다.
2.  이 자세를 1분 동안 유지합니다.
3.  이때 1분 이내에 손가락 끝(엄지~약지)이 찌릿하거나 감각이 둔해진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을 강력하게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4.손목터널증후군 단계별 치료법

 


"수술해야 하나요?"라고 겁부터 먹는 분들이 많지만, 초기에는 비수술적 요법으로도 충분히 호전될 수 있습니다. 치료는 증상의 경중에 따라 단계별로 진행됩니다.

 1단계: 초기 및 경미한 증상 (보존적 치료)
- 증상이 가끔 나타나고 근육 위축이 없는 단계입니다.
손목 휴식 및 고정: 가장 좋은 치료는 '사용을 줄이는 것'입니다. 무리한 손목 사용을 멈추고, 부목(보호대)을 착용하여 손목이 굽혀 지는 것을 방지합니다. 특히 밤에 잘 때 보호대를 하고 자면 증상 완화에 큰 도움이 됩니다.
약물 치료: 염증을 줄이고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소염진통제나 신경 비타민제 등을 복용합니다.
주사 요법: 통증이 심한 경우 수근관 내에 스테로이드를 주입하여 염증과 부종을 빠르게 가라앉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잦은 스테로이드 주사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의하여 횟수를 조절해야 합니다.
물리치료 및 체외충격파: 굳은 근육을 풀어주고 재생을 돕는 치료를 병행합니다.

 2단계: 중증 및 만성 (수술적 치료)
보존적 치료를 3~6개월 이상 했음에도 효과가 없거나, 손가락 감각이 무뎌져 영구적인 손상이 우려되는 경우, 또는 엄지 근육이 눈에 띄게 마른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해야 합니다.
 수근관 유리술: 수술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손바닥을 2cm 정도 작게 절개하여 신경을 누르고 있는 '횡수근인대'를 잘라주어 터널 공간을 넓혀주는 방식입니다.
 최근에는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도 많이 시행되며, 수술 시간은 10~20분 내외로 짧고 입원 기간도 짧아 일상 복귀가 빠른 편입니다. 수술 후에는 짓눌려 있던 신경이 해방되면서 저린 증상이 즉각적으로 좋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5. 손목터널증후군 예방과 관리

 

손목터널증후군은 재발이 쉬운 질환입니다. 치료를 받았더라도 생활 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다시 증상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1.  작업 환경 개선: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할 때는 손목 받침대(쿠션)를 사용하여 손목이 꺾이지 않고 수평을 유지하게 해주세요. 손목을 비틀지 않는 '버티컬 마우스'를 사용하는 것도 강력 추천합니다.
2.  틈틈이 스트레칭: 50분 일했다면 5분은 손목을 위해 쓰세요. 팔을 쭉 뻗고 손가락을 몸 쪽으로 당겨주는 스트레칭을 수시로 해주어 수근관 내부의 압력을 낮춰야 합니다.
3.  따뜻한 찜질: 하루 일과가 끝난 후 따뜻한 물에 손을 담그거나 온찜질을 해주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통증 완화에 좋습니다.

 

 

오늘은 손목터널증후군의 모든 것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손이 저리면 그저 "혈액순환이 안 되나?" 하고 넘기기 쉽습니다. 하지만 손은 우리 몸에서 가장 복잡하고 섬세한 기관 중 하나이며, 한번 손상된 신경은 회복하는 데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오늘 밤, 잠들기 전 내 손목을 한번 어루만져 주세요. 찌릿한 신호가 온다면 몸이 보내는 구조 요청일 수 있습니다. 증상이 의심된다면 참지 말고 가까운 정형외과나 신경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손목, 오늘부터라도 아껴주세요!